“태권도 언제가요 ? ”
“월,화,목,금 , 우리 몇시에 가요 ? ”
“열시 십분 ”
“에이 열시 이십 삼분 ” , “열시 이십삼분”
언젠가부터 내가 출근할 때 마다 아침 인사처럼 하는 말이 되었다.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입주민의 생활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운동신경 발달, 소근육 발달’을 위하여 태권도 프로그램을 참여시키고 싶다는 나의 바람이었다 . 처음 안내드렸던 입주민은 두 명 , 두 명의 입주민이 태권도를 다녀오는 모습을 보고 하고 싶다는 입주민이 둘, 셋 늘었고 지금은 다섯이 되었다. 스스로 “하고 싶어요 ”하는 표현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막상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전 아홉시 아침 태권도 갈 준비로 벅찼던 때가 있다 . ‘우리가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 ’하는 의구심을 품은 채 입주민 태권도 준비를 지원했다. 때로는 “안돼요 ” 하며 가기싫어 할 때도 있고 , “흐흐흐 ,선생님 웃겨 ”하며 우리를 피해 달아나기도 하고 “세수만 하고 갑시다” , “우리 이것만, 이것만” 하던 것들이 어느새 “태권도 언제가요 ? ”하고 물어오는 지금이 된 것이다.
우리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항상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듯 , 일상의 작은 변화가 입주민 들로 하여금 스스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차는 잘 탈까 ?, 아침에 일어나 준비는 잘 될까? , 나가면 규칙을 잘 따를까? , 꾸준히 할 수 있을까?’ , 이 말을 듣고 대답이라도 한 듯 보란 듯이 수차례 연습 후 차를 타고 안전벨트를 매었고 , 우리의 말은 듣지 않아도 관장님과 만든 규칙은 항상 지키고 , 장난스러운 모습은 오간데 없고 준비가 안 되면 서로 준비를 도와주는 모습까지 , 어쩌면 나 혼자만의 걱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적응과 성장의 속도는 서로 제각기 다르겠지만, 자기다운 성장을 이루어내었고 그 시간들을 재촉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 믿고 존중해주는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모습이 된 것 같다.
‘태권도’라는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우리로 하여금 “입주민들은 나가기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던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하며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우리 역시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선 경험으로 인해 우리 역시도 ‘성장시킨다.’라는 말보다 ‘함께 성장한다‘ 는 말이 우리에게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6년 요한의 집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방 입주민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동안 즐거운 시간도 있었고 힘든 시간도 많이 있었지만 저를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입주민들이었습니다. 특히 저의 멘티 석정민씨와 아침에 인사를 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정민씨는 걸음이 다소 불편하지만 그 외에는 스스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민씨는 지갑을 많이 좋아합니다. 지갑 안에는 엄마 사진도 있고 돈, 영수증 그리고 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갑을 잃어버리는 날에는 큰일이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저에게 지갑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에 대한 믿음이 확실해졌는지 이제는 지갑을 보자고 말하면 줍니다. 이렇게 저와 입주민들 간에는 서로 믿음이라는 감정 속에 더욱 끈끈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저의 소망은 정민씨가 직업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민씨는 일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정민씨의 소망은 만화 보는 것, 오락실 철권 게임, 마트에 가서 맛있는 간식 사 먹는 것입니다. 주로 좋아하는 것을 해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최근에 정민씨와 하고 싶은 것들이 또 생겼습니다. 스스로 은행 ATM기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은행에 다녀오면 마지막에는 항상 정민씨가 좋아하는 마트 이용을 하고 돌아옵니다. 이렇게 저의 소망과 정민씨의 소망을 함께 이루어 나가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정민씨가 엄마를 만나고 헤어질 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 죽지마, 사랑해” 처음에는 저 말이 슬프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한 양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말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하느님께서 자신과 같은 모습의 인간을 만드실 때 들었던 감정일 것 같습니다. 그 순수한 사랑을 우리는 서로 나누며 살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리타스, 사람과 사랑으로 함께 합시다.
아직은 배울 것이 많지만 각자의 모습에서 많은 장점들이 커지기를 희망합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한걸음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이런 입주민의 한걸음에 동반하고자 요한의집의 종사자들도 전문가로서 한걸음 더 성장해나가겠습니다.
“Caritas, 사람과 사랑으로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성요한복지재단입니다^^
이번주 3월 6, 7, 8일 3일간 법인에서 주관하는 CSM관찰연수 5기가 대구대교구 꾸르실료 교육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8년 1기를 시작으로 6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관찰 연수는 성요한 직원을 대상으로 관찰의 중요성을 다양성, 관심, 기록, 훈련의 4개의 큰 파트로 나누어 함께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조별 토론 등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성요한 입주민들과 동반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2021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요한의집의 입주민이 존중받는 그날까지 언제나 희망을 품고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년 이라는 시간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삶을 꿈꾸는 우리의 성장을 향해..
우리가 함께 하면 카리타스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것..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이 사람들과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